흙은 살아 있다.

흙은 살아 있다 – 밟히면서도 생명을 품는 땅


흙은 우리가 매일 밟고 지나가는 존재입니다.
가끔은 먼지처럼 털어내야 할 것으로, 때로는 더러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농에서는 흙을 그저 ‘밑바탕’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체로 바라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흙 속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미생물, 지렁이, 곰팡이, 뿌리, 곤충들까지… 이 작은 존재들이 함께 움직이며 땅의 호흡을 만들어냅니다.
흙이 숨 쉬고, 흙이 먹고, 흙이 되살아나는 과정은 자연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환입니다.

화학 비료나 농약은 일시적으로 작물을 크게 자라게 할 수는 있지만, 흙의 생명을 약하게 만듭니다. 생명이 사라진 흙은 딱딱하게 굳고, 비만 오면 흘러내립니다.
살아 있는 흙은 부드럽고, 촉촉하며, 향이 납니다. 뿌리가 들어가 숨 쉬고, 벌레가 지나가며, 시간이 흐르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졌습니다.

자연농법은 이 흙의 힘을 믿고 기다리는 농사입니다.
밭을 갈지 않고, 비료도 주지 않으며, 흙이 스스로 순환하게끔 도와줍니다.
흙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사람도 흙과 닮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밟히고, 더럽다 여겨지는 순간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 있습니다.
흙은 말없이, 조용히 생명을 품습니다.
그 속에서 뿌리가 내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힙니다.

우리는 흙을 살펴보며 삶의 본질을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겉은 조용하고 단단해 보여도, 안에서는 끊임없는 움직임이 있고,
그 움직임이 세상을 이어줍니다.

흙은 단순한 땅이 아닙니다.
흙은 살아 있습니다.
밟히면서도, 묵묵히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 잡초는 왜 잡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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