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왜 잡초가 되었는가

잡초는 왜 잡초가 되었는가 – 이름 없는 풀의 이야기

우리는 밭이나 정원에 풀이 자라면 ‘잡초’라 부릅니다.

작물 옆에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뽑혀야 하고, 제거돼야 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풀들은 본래부터 ‘잡초’였을까요?

잡초라는 말은 사람의 기준에서 생겨난 이름입니다.

사람이 심지 않았고,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쓸모없는 식물'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풀 입장에서는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그저 계절이 되어 씨앗이 떨어졌고, 햇빛과 비를 받아 자란 것뿐입니다.

자연은 땅을 비워두지 않습니다.

어디든 흙이 있고 햇살이 들면, 풀은 자랍니다.

그 풀은 땅을 덮어주고, 비바람을 막고, 작은 벌레들의 보금자리가 됩니다.

또 뿌리로는 흙을 붙잡아주고, 유기물로 썩어 흙을 기름지게도 만듭니다.

사람의 눈에는 ‘쓸모없는 풀’이지만, 자연의 눈에는 ‘흙을 살리는 존재’인 셈입니다.

풀 한 포기, 흙 한 줌에서 배우기

자연농에서는 잡초를 없애는 대신 같이 살아가는 길을 찾습니다.

풀을 뽑지 않고, 베어 눕히거나, 덮개처럼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 풀 아래에서 토양은 쉬고, 작은 생물들은 다시 돌아옵니다.

자연의 흐름을 인정하면, 잡초는 더 이상 적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잡초’라는 말은 식물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도 쓰이곤 합니다.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 다수의 뜻과 다르게 사는 사람을 흔히 무시하거나 배제하려 들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자연에는 없습니다.

모든 생명은 자기 방식대로 자라고, 함께 살아갑니다.

잡초는 잡초가 아닙니다. 이름 없는 풀일 뿐이고, 그저 자연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이름을 붙이고 구분을 짓는 순간, 그것은 의미가 달라집니다.

이제 풀을 볼 때 이렇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이 풀은 왜 여기 자랐을까?”
그 물음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흙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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